마음으로 보내는…이바지 음식
신랑 신부가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양가 집안 어른들이 준비해 주시는 음식이 이바지 음식이다. 이는 신랑 신부의 가정교육을 알리는 동시에 양가 집안의 분위기나 가풍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기회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예를 다해야 한다.

‘이바지’라는 말의 어원을 살펴보면 ‘‘정성’ 들여 음식을 마련한다’라는 의미로 ‘이바지하다’에서 유래되었다.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하는 것처럼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를 잘 모시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진출처 : 허니문폐백
 

양가 어머니 마음이 담긴 음식
이바지 음식을 크게 나누면 안주류 음식과 반찬류 음식, 떡, 과자가 있다. 안주 종류는 마른 것과 진 것이 있는데, 마른 것은 육포, 어포, 부각 등이 있으며, 진안주는 갈비찜, 생선찜, 전유어, 산적 등이 있다. 반찬류는 자반, 젓갈, 구이, 장아찌, 마른 반찬 등이 있는데, 가짓수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서너 가지라도 깔끔하게 마련해서 정성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반찬류를 준비하는 이유는 신부가 시댁에서 밥을 짓고 반찬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친정어머니의 애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떡과 과자는 이바지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찰떡, 메떡, 약과, 강정, 다식 등으로 준비하면 된다. 허니문폐백 이옥남 대표는 “이바지 음식을 준비할 때는 날 것으로 그대로 보내지 말아야 한다. 곧바로 상에 올릴 수 있도록 음식을 익혀서 보내는 게 예의”라며 조언한다.

포장도 세심함과 정성이 담기도록
이바지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그 모양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음식은 보통 소쿠리나 상자에 담아 한지로 한번 둘러싼 후 보자기로 다시 한번 싸면 된다. 폐백과 달리 색상의 제한은 없으나, 주로 모서리에 술이 달린 분홍색 보자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과일은 고운 한지에 하나씩 싸서 과일바구니에 담아 포장하는 것이 좋으며, 술은 케이스 그대로 과일바구니 색상과 맞춰 포장하는 것이 보기에 좋다. 
이옥남 대표는 “아무리 예쁜 그릇이라도 플라스틱으로 된 그릇은 성의가 없어 보이고 위생도 떨어져 피하는 것이 좋다. 이바지 음식은 종이 함이나 대바구니를 사용해야 하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려면 목기를 이용해도 좋다”라고 귀띔한다.  
이바지 음식을 보낼 때는 양가 어머니가 부족한 아들과 딸을 잘 돌봐달라는 의미로 사돈지라고 하는 편지를 써서 동봉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요즘에는 대부분 생략하고 있다.  만약 사돈지를 써서 보낼 경우에는 가장 주가 되는 음식 위에 바르게 놓고 포장을 하면 된다. 

지역마다 다른 이바지 풍습
이바지 풍습은 지방마다 서로 다르다. 제주도에서는 혼례에 쓸 물품을 신부 댁에 보내는 것을 이바지라 칭했다. 경상도에서는 혼례 전날 또는 당일에 혼례 음식을 서로 주고 받는데, 예단 음식으로 백설기, 각색 인절미, 절편, 조과, 정과, 과일, 편육, 갈비 등이 있다. 그외 개성지방에서는 신부가 시댁에 가서 필요한 음식을 직접 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대부분 이바지 음식을 전문점에서 격식에 맞게 맞추기도 한다. 하지만 음식을 맞췄더라도 꼭 업체에 가서 꼼꼼하게 점검하는 게 좋다. 간혹 정성껏 준비한 생선이나 음식에서 벌레가 나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과일은 흠이 없고 생선은 신선한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